이제 시기가 어쩌고 하는 내용은 너무 새삼스러워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 로드 투 킹덤 (20.04~06)
- 스쿰빗 스위밍 (20.08~09)
- 뷰티풀 뷰티풀 (21.02~04)
- 춤춰 (21.04~05)
- 여름 쏙 (21.08~09)
The Realist는 뷰티풀 뷰티풀 활동 수록곡이다. (여기까지 와서 글을 읽는 사람 중 이 사실을 모를 사람이 몇이나 될는지.)
그래서 시기는 뷰티풀 뷰티풀 + The Realist (210225/210302/210303) 이다.
올해 말을 장식할 신곡 발매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이제야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별 거 없고, 로드 투 킹덤 이후 활동에서 제일 건질만하다 느낀 노래에 대해 급작스레 털어놓고 싶었다.
매우 충동스런 글이라 앞뒤 없는 내용이 될 것 같다고 미리 적어놓는다.
거두절미하고 내 기대는 신세계에서부터 무척 금 가기 시작하다가 스쿰빗 스위밍에서 고개를 내저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정규인 뷰티풀 뷰티풀은.. 여태 나온 곡 중 가장 듣기 싫어한다.
데뷔곡부터 사될, 와이, 모스코 모스코 등을 냈던 황현이 쓴 노래라고 믿기 싫을 만큼 듣기 싫어한다. 처음 노래를 들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는 개인적 사실이다.
The Realist(더 리얼리스트)는 온앤오프 전담 프로듀서 황현이 아니라 수록곡 프로듀서쯤은 된다 할 수 있는 GDLO의 노래이다.
뷰티풀 뷰티풀만 보고 수록곡 무대는 볼 것도 없다며 뒤돌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 무대를 보고 나서 느꼈던 감정은 제일 먼저 전담 프로듀서인 황현의 노래보다도 '온앤오프스러운' 무대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온앤오프스러운' 것이 뭐냐? 고 묻는다면 로드 투 킹덤 이전의 온앤오프다.
로드 투 킹덤 이후의 온앤오프는 그 전과는 달라졌다고 감히 단정 지을 수 있는데, 활동 텀이 짧아진 것은 물론(이건 좋아졌다면 좋아졌지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고 그와 동시에 노래가 허탈히 가벼워졌다고도 느꼈다.
옛날 옛적 와이 감상글에서 분명히 와이를 무겁고 난해하다, 첫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해놓고 태세 전환인가 하면 그렇다. 난해하리만큼 무거운 노래를 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노래를 원하지도 않았다.
그 애매한 적당선 사이의. 적당한 결과물을 바라는 게 욕심이라면 욕망의 항아리쯤 될 듯하다. 그리고 로드 투 킹덤 파이널 무대 전까지는 그런 줄타기를 해내고 있었던 게 온앤오프다.
사실 전 활동곡 스쿰빗 스위밍 수록곡 무대-제페토(Geppetto)도 GDLO 작편곡이지만 노래를 순식간에 디즈니 동요로 만들어버린 가사는 GDLO가 쓰지 않았다. 물론 없잖아 실망했었지만 더 리얼리스트의 단독 작사 작편곡으로 만회한 기분이 든다.
특히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노래하는 것이 개인적 취향에 맞았을 뿐만 아니라 타임슬립, 사이버 펑크 따위의 세계관에 퍽 어울린다. 뷰티풀 뷰티풀이니 춤을 추라느니 여름 쏙이니 하는 가볍고 한없이 긍정적인 곡으로 사이버 펑크를 노래한다는 건 엄청난 소재 낭비지 않은가.
가사 내에서 언급하는 네온사인 뿐인 거리, 현실과 모호한 꿈, 거기에서 탈출을 기상을 바라는 내용까지 세계관을 곁가지로 생각하는 사람을 납득시키려면 이런 걸 들고 나와야 맞지 않느냐는 말이다.
물론 이 노래가 타이틀곡 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노래를 수록곡으로 둘 만큼 훌륭한 타이틀이기는 바랬다.
이 노래 35초 경쯤 등장하는 사선 대형의 안무는 수록곡 중 가장 좋아하는 별 일 아냐를 이상하게도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왠지 모를 호감을 샀는지도 모른다. (좋은 수록곡의 기준이 별 일 아냐인 것 같다.) 의자를 활용한 퍼포먼스도 최선은 아닐지언정 지루하지 않다.
이 무대도 처음 듣자마자 좋아하게 된 건 아니고 위 유튜브 무대의 3분 32초 경을 기점으로 무대와 노래에 훅 빠지게 되었다. 나름대로 뻔히 느끼려던 노래를 순식간에 신선히 만든 주범. 막바지에 이르러 급반전을 선사하는 전개에 감탄했다.
특히 첨부한 엠카 직캠 영상 속 유의 스텝에 매우 감명을 받아 한동안 돌려봤던 기억이 있다.
'온앤오프스럽다'는 표현을 이럴 때 써야 하는 게, 뻔한 아이돌 노래인 듯 착각하기 쉽지만 결국 좋은 노래,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와이 이후 온앤오프에게 바랬던 모습이 바로 사될 만큼.. 아니 와이만큼은 되는 노래와 퍼포를 보는 일이었는데 오래 기다리고 기다려 겨우 보게 된 건 무대 세 개뿐인 노래 하나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리고 이후 리패키지 앨범에서 The Dreamer 라는 곡이 나왔는데 딱히 연결되는 구석도 의미 있는 구석도 없는 것 같다. 명목상 연곡 같은 느낌.
이번에 나올 신곡은 티저에서부터 사이버 펑크 컨셉을 한껏 살려 나오고 있는데. 글쎄, 어떨지. 더 리얼리스트를 보며 생각해본다.
동반 입대가 어쩌고 저쩌고 떠들며 글을 늘리기는 쉽겠지만 어차피 다른 곳에서 실컷 떠들고 있을 테니 그리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동반 입대를 하는 것 보다도 동반 입대 중과 후의 이야기가 훨씬 궁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반 입대를 앞두고 내는 마지막 신곡이 얼마나 준비된 노래일지가 요즘의 관심사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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