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써놓은 게 두 번이나 날라갔던 바람에 환장한 글.
그리고 지금까지 쓴 글 중 가장 길다.
온앤오프는 19년 4월 말경 처음 알게 됐다. 당시 덕질이 어른의 사정 때문에 매우 무료했으므로 그 무료함을 때우려 이리저리 재밌는 것을 찾다가 정말 우연치 않게 온앤오프의 '사랑하게 될 거야' 뮤비를 보게 된 것이 계기.
결론부터 말하면 단 한 번 이 뮤비를 본 것만으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정확히는 첨부한 장면이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순간 받은 충격으로 이 노래에 걷잡을 수 없게 빠져들어 지금에 이르렀다. (자세히 얘기하면 글이 하나 나오는 수준이라 짧게 넘어가야 함)
이 이후 과거 온앤오프를 알 수 있었음에도 놓쳤던 몇 번의 주요한 기회를 뒤늦게 두고두고 곱씹으며 황당함에 헛웃음을 치게 되나 트위터로 몇 번을 떠든 얘기라서 이 또한 생략.
어쨌든 '사될'을 알게 되고 5월. 온앤오프가 참가한 케이콘 인터뷰에서 나온 활동 계획 질문에 컴백 준비 중이란 대답을 듣고 기대감에 부풀었었고, 모노트리 작업실에서 했던 브이앱을 보고 조만간이겠다는 추측을 하게 된 데 더불어 7월 경 브이앱에서 여름에 활동하면 참 더울 테니 걱정이라는 리더 효진의 말에 호들갑을 어지간히 떨었던 기억이 선명한데, 10월은 절대 여름이 아니다.
2월에 나온 사랑하게 될 거야 이후 8개월 만인 10월 컴백.
4월에 온앤오프를 알고 바로 6개월의 공백을 맛본 셈인데 공백기가 길었다는 투정도 맞지만 기간보다는 그 공백기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가 중대함을 이 시기를 겪은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을 것.
어쩌다 보니 활동이 끝나면 어떻게든 쓰려 했던 글을 이제사 쓰게 되었는데 한편으론 글을 지금까지 미루고 미룬 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활동기가 끝나는 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었지만 해를 넘겨 지금에 이르러서야 생각과 감정이 쓸 만하게 정리되었다 느끼니 말이다. (감정정리로 트친분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때의 공백은 만약 온앤오프를 막 알게 된 상황이 아니었다면 더더욱 건조한 기간이었겠지. 물론 사랑하게 될 거야 덕분에 어느 정도의 활기를 띠고 있었지만(커뮤니티에서 명곡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하고) 그 활기가 8개월 동안 변함없이 이어지지 못하리란 건 누가 들어도 쉬이 예상 가능하다.
더구나 그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언뜻 주워들은 이야기란 것이 '공백기엔 의지가 없다.' 같은 거였으니, 처음엔 의아하게 생각했다. 상상도 잘되지 않았다고 할까? 주어도 마땅치 않고. 머지않아 그 말을 수시로 곱씹게 될 줄도 모르고 말이다.
글쎄, 공백기 문제를 활동 감상글에 쏟아도 될지 고민이 앞서서 따로 접어놓고 본론으로 넘어가기로.
그 당시 트윗으로 수없이 쏟아냈던 불평불만이라 새삼스럽지만 이 블로그는 개인적인 감상 일기장과 다름없어서 기록의 의미로나마 남겨놓아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아이돌에 관심을 갖게 되면 언제 데뷔했는지,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지 어떤 활동이었는지 체크하는 게 맨 처음 하는 일인데 온앤오프의 활동은 사랑하게 될 거야까지만 놓고 봤을 때 활발하다고 말하긴 힘들었다. 신인의 1년 1활동을 아무리 좋게 표현하려고 해도 이게 한계임;
차츰 데뷔 직후 믹스나인에 출연했던 것도 알게 됐지만 그랬다면 컴플리트 후 활동은 왕성해야 맞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회사의 자금 융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추측 아닌 추측만 가능하다.
활동은 그렇다 치고, 그럼 공백기 동안 팬이 빠지지 않아야 유의미하게 인기가 오를뿐더러 빠지지 않게 관리했다면 관심이 생긴 사람(나)도 즐겁게 공백을 났을 것이다. 앞으로의 얘기가 벌써 훤하지만 일단 마저 써봄.
사랑하게 될 거야는 2월에 나와 3월경까지 했던 활동이다. 앞서 말했듯 4월에 온앤오프를 알게 되었는데 4-5월 무렵까진 브이앱을 꽤 자주 했기 때문에 그런 말도 있구나 하며 참 괘념치 않고 지낼 수 있었다.
6월부터 시작되었다. 음악방송은 3월까지 였지만 이런저런 행사나 케이콘 같은 것들은 5월까지 이어졌었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정식 활동은 끝났지만 나름의 스케줄이 있었기 때문에 브이앱도 해주고 팬 서비스도 있었다는 걸 조금 지난 뒤 깨달았다. 즉 진짜 스케줄이 없어진 6월부터 놀라울 정도로 팬 서비스가 줄어들었다.
처음엔 줄어들더라도 생각이 있으면 뭐든 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근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정말 놀라울 정도라고 표현해야 맞는 일이 되었다. 아이돌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는 건 웬만한 경우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만큼 성공하고픈 의지가 있다면 어딜 가도 팬 서비스는 신경 쓰는 추세인데 그 부분을 확연히 놓아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두드러졌던 것 중 하나는 회사에서 자체 제작하는 컨텐츠의 양이었다.
사랑하게 될 거야 활동이 끝나고도 한참이 지난 때에 컴플리트 뮤비 촬영차 LA에 갔던 얘기가 컨텐츠로 올라오고 있는 현실이었으니 그저 어이가 없었다고 할까. 그러니까 작년 여름(18.05) 활동 비하인드 영상을 다음 해 여름이 다 지나가도록 못 끝내고 있었다는 말이다.
결국 라운의 탈퇴로 인해 컨텐츠를 몰아 10월에 끝내버린 것도 코미디지만 탈퇴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공포스럽다.
짬짬이 멤버들의 생일 기념 게임 영상이나 비정기적으로 올라왔던 -2019 퓨즈 한정 히트컨텐츠-온대전 외엔 뭐. 컨텐츠랄 건 전혀 없었던 터라 이게 말이 되냐고 몇 번 트위터로 주절거린 적이 있다.
소속사에서도 이런 여론을 조금 의식했던 걸까? 7월에 정말 갑자기, 진심으로 갑작스럽게 빙고 게임을 한다며 새로운 컨텐츠를 들고온 듯 브이 라이브가 시작됐는데 드디어 다운 것이 나오는 건가 조금 기뻐하려는 찰나.
어디로 봐도 급조한 것 같은 내용과 진행이 눈에 들어왔고 어쨌든 행동이 중요하다며 행복회로를 돌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빙고 게임을 단 한 판!만 치르고 부랴부랴 끝나는 라이브가 압권이라 얼이 빠졌다.
이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어서 한동안 빙고 단 한 판. 이라는 말을 꽤 자주 했었다(어이없는 뉘앙스로).
어쨌든 자체적으로 느낀 것이 있었는지 처음 한두 번은 정말 빙고 단 한 판만 하고 끝났었는데ㅋㅋㅋㅋ 세 번째쯤?부터 미니게임 빙고를 따로 만들어서 드디어 컨텐츠스러운 느낌으로 완성됐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8월에는 2주년 기념 브이앱이 있었는데 이것도 대단했다.
공간도 준비했고 멤버들도 다 세팅된 상태에다가 화질도 1080p(카메라 준비한 거 보자마자 느껴짐), 이것저것 분주하게 하는 것이 2주년이라고 준비를 많이 했구나! 하는 맘에 눈에 띄는 아쉬운 점을 굳이 지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봐도 도무지 넘어갈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다는 말이다.
바로 준비한 시간 내에 준비한 거 다 못하고 끝내기.
준비한 게 많다는데 시간상의 문제로 어영부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끝나버린 이 어정쩡 2주년 기념 라이브를 대체 어떻게 칭찬해야 한단 말이야. 의도는 좋았다?
2주년이라고 준비한 게 많으면 시간을 넉넉히 잡든가 시간을 넉넉히 못 잡으면 스피드 있게 진행하거나 할 것을 줄였어야 하는 게 맞을 텐데... 준비한 것의 반도 못한 느낌이었다.
결국 2부를 기약하고 끝났으나 영원히 보지 못할 2부가 되어버린 지금. 라운의 탈퇴 때문에 이뤄진 흐름으로 느껴지지만 탈퇴하지 않았더라도 과연?;
이뿐만 아니라 특히나 신기하게 느낀 부분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인 것도 모자라 일주일에 몇 번이나 얼굴을 볼 수 있는 활동기에 팬 서비스가 활발하고 왜 얼굴을 도통 볼일 없는 공백기엔 팬 서비스가 드문가? 였는데.
팬들을 지켜본 바로는 소속사의 인력이 적기 때문에 그때그때 활동시키는 아이돌에게 인력이 집중되므로 이런 일이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하지만 개개인이 소소하게 할 수 있는 브이앱, 공식 카페 활동 같은 팬 서비스는 허락만 받으면 그만이며 별도의 인력이 필요한 일은 아니다.
꾸미지 않은 모습을 라이브를 켜며 드러내는 걸 꺼려하는 것 같단 생각도 없지 않아 드는데 이건 있는 팬도 열받을 이유일 뿐이겠고. 공식 카페 활용도도 좋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편. 굳이 특정 그룹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경쟁력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
팬이라면 볼만한 것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은 소속사를 향해 터뜨리게 돼있으나 멤버 개개인에게 달려있는 이런 소소한 팬 서비스를 바보가 아닌 이상 소속사 탓으로 돌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쯤에선 그 '의지'가 뭔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말인지 곱씹게 되었다는 뜻.
와이 활동이 끝난 지금은 이때의 기억을 잊지 않고(잊을 수 없는 거지만) 아이돌로 성공하기 위해 공백기에도 당연히 왕성히 인기관리를 할 거야~ 같은 기대는 버려놓고 있다. 소속사와 온앤오프 둘 다에게.
실제 활동과 연관 없는 티저를 시작점으로 이뤄진 멤버 탈퇴와 근 한 달의 시간.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참 티저 같지 않은 티저였다. 활동할 곡이나 무대가 아니라 어디로 로케를 갔는지나 세계관 얘기로만 가득 차 있는데 한 달 동안 그런 것만 보고 있으려니 기대감이 부풀긴커녕 짜증만 났으니까?
당시에도 지금도 딱히 증명할 것은 없지만 라운의 탈퇴로 인해 루즈하기 짝이 없는 한 달 동안의 티저 연재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기로 따지면 그렇게 밖에 추측이 안되기도 하고 그런 이유 아니고서야 설마 하니 정말 그런, 쓸데없는 티저를 한 달 동안이나 올리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급작스러운 멤버 탈퇴와 세계관이라면 일단 질린 사람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별생각 없는 사람도 질릴 한 달을 버티고 나서야 드디어 아이돌다운 타임 테이블과 하이라이트 메들리, 뮤비 티저가 나왔는데....
원래 티저를 좋아하지도 않고, 하이라이트 메들리로 노래를 먼저 접한 뒤 익숙해지면 곡을 제대로 처음 들었을 때 오롯이 느끼기가 어려워 평소엔 티저 시청을 회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활동은 정말 오래. 너무 지루히. 아니면 초조한 마음이 들어서였는지 평소처럼 참을성 있게 메들리 영상을 넘길 수 없었다.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보고 인상적이었던 건 타이틀인 와이보다 수록곡인 모스코 모스코가 훨씬 더 단숨에 귀에 들어오는 노래라는 점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노래를 들을 때 가장 먼저 판단하는 것이 듣자마자 좋냐는 점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수록곡보다 귀에 들어오는 속도가 느린 타이틀은 완전한 명곡이라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부정 불가능한 사실이라서 노래를 제대로 들어보기 전부터 묘한 불안감을 씻어낼 수 없었다.
수시로 세계관에 대한 불만을 성토한 날이 무색하게 안무도 립싱크도 전무한 세계관뿐인 뮤비가 튀어나온 덕에 뮤직비디오를 보자마자 욕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컴플리트부터 시작된 이 해외 로케와 세계관에 대한 불만이 와이로 인해 정점을 찍었고, 욕도 정점을 찍었다. 첨부한 뮤비는 후일 추가로 업로드된 퍼포먼스 장면이 포함된 스페셜 뮤비. 안무 하나 안 들어있는 뮤비는 공식 취급하기 싫은 맘을 담아보았다.
적어도 컴플리트와 사랑하게 될 거야는 안무를 비춰주긴 했다. 근데 정말 이건 0. 뮤비 생각만 하면 열이 뻗쳐서 떠오를 때마다 욕을 했던 것 같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올라온 이(퍼포를 찍긴 찍었으니-뮤비 티저로도 올렸고- 아예 날리긴 뭐 했던 건지 퍼포먼스 버전도 아니고 어정쩡함의 극치인 이름)스페셜 뮤비가 뜨기 전까지는 말이다. 참고로 멜론에는 퍼포먼스 버전이라고 올라와 있다.
일단 온앤오프는 고유의 세계관이 뮤비를 통해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진다는 게 공식적인 설명인데 아무 힌트 없이 뮤비를 보고 이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다.
주의 깊게 보다 보면 공통적인 요소가 몇 있다는 건 알겠지만 스토리의 연계성... 이어짐을 의식하고 봐도 모르는 게 정상.
세계관은 팬이라고 무조건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돌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도 좋아하는 사람과 무관심한 사람이 갈리는 요소인데 뮤직비디오를 세계관으로만 채워버리는 패기에 혀를 내둘렀다.
탄탄하거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보겠지만 왠지 있어 보이는 것에 그칠 뿐 전혀 그렇지 못하며, 그럼에도 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소속사와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고 있는 듯하다.
공통적인 설정 하나를 두고 만든 옴니버스식 에피소드의 뮤비를 타임라인이 있는 스토리처럼 어필하려고 하니 위화감만 극대화되는 인상.
연결점이라곤 보이질 않는 MV들의 스토리가 연결된다 하니 끝없는 의문점만 떠오르고, 혹시나 놀랄만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해도 누구도 파악하지 못하고 친절히 해설할 마음도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 스토리인지 어이없을 뿐이다.
그저 지속적으로 뭔가를 벌려놓은 다음 알아서 끼워 맞추라는 격의 주입식 스토리텔링;
스페셜 뮤비로 갑작스레 든 생각은 멤버 탈퇴로 인해 뮤비 촬영 막바지까지 안무 수정이 끝나지 않아 뮤직비디오에 퍼포먼스를 넣기 애매한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세계관만 있는 뮤비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인데... 궁예에 기반한 이해는 그닥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랬을지도? 하는 가능성이 떠올라 적어둔다.
노래 얘기로 넘어가서,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들었을 때의 불안감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사람들의 반응도 예상대로였다. 수록곡의 퀄리티는 지금까지 중 최고였지만 꽉꽉 채워 무거워진 타이틀이 수록곡을 쉬이 제칠 수 없었던 앨범이라는 감상이다.
덕분인지 타이틀보다 수록인 모스코 모스코가 더 입소문을 탔는데, 이를 예상하고 기획했을 리 없는 모스코 뮤비가 나오기도 했고. 멤버의 부상 때문에 음악방송 무대를 타이틀 곡 대신 모스코로 선보이며 활동을 마치기도 했다.
같은 그룹 같은 작곡가의 곡이니 뭐가 더 사람들의 사랑을 받건 어찌 보면 그게 그거일 수도? ...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타이틀은 어디까지나 타이틀, 수록은 어디까지나 수록이라고 생각하는 탓에 와이가 타이틀로서 약했다는 점은 끝내 아쉽다.
당장 멤버 변동 때문에 제이어스가 급작스레 랩을 한 거 같다는 점이나 다른 멤버가 탈퇴 멤버의 파트를 맡은 것 같은 상황들도 결과적으론 많이 아쉬웠다.
이번 앨범이 나왔을 때 타이틀보다 수록곡(모스코, 소행성)을 선호하는 사람이 매우 많았는데 잇달아 모스코 모스코나 소행성 같은 곡이 타이틀이었어도 좋았겠다는 의견도 꽤나 많았다.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들었을 때부터 와이보다 모스코가 더 좋게 들렸다 적었지만 그렇다고 타이틀 감이라는 뜻은 아니었고, 어디까지나 타이틀이되 사람들에게 간결히 어필되지 않는 곡이라고 느꼈다. 그런 면에서 모스코가 뛰어났다는 얘기이며 사람들의 반응 역시 타이틀보다 훨씬 열렬했던 점에서 개인적인 생각이 맞아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흘러 와이가 귀에 익고 나서야 처음엔 부담스러울 정도의 진입장벽이 있지만 익숙해질수록 치밀한 사운드에 빠져들 수 있는 곡- 나중 가선 이래서 타이틀이구나. 하는 흐름을 만든다는 결론이 났다.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타이틀이 매니악해질 때 작곡가 시점에서는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듣자마자 사람들에게 어필되는 곡일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매우 모호해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좋은 노래로 느껴질 때까지 반복해 들어줘야 한다는 건 노래로서는 굉장한 약점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안하고 노래를 내놓는다는 건. 좀. 넌센스로 느껴져서 작곡가나 소속사처럼 노래를 반복해 듣다 내놓는 입장에선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부담스러움이나 간결히 느끼지 못하는 난점에 대해서 그리 고려를 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뭐 이런 소소한 생각이 든다는 얘기.
이런 아쉬움을 조금 제치고 감상한다면 한 곡 한 곡이 매우 탄탄하고 훌륭한 앨범이라 흡족히 들을 수 있었다.
처음 쇼케이스를 봤을 때는 그룹의 변화를 갓 받아들여야 해서였을까.
아쉬운 점이 강렬하게 다가왔고 고생이 역력히 보이는 온앤오프의 모습도 내내 안쓰러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타이틀 무대를 봐도 즐겁거나 신나긴커녕 아쉬움과 불편함이 지배적이었다.
기존 활동곡 무대를 봐도 7명에서 6명으로 바뀐 안무와 무대가 슬펐고. 특히 완전히 망가져버린 컴플리트 하이라이트 안무는 경악스러웠으며 앞으로의 온앤오프를 좋게 바라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이런 기분으로 끝까지 쇼케이스를 지켜보게 되나 보다 실망에 젖을 무렵, 트윙클 트윙클이라는 수록곡 무대를 보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처음으로 여섯 명이어도 부족하지 않은 무대를 느낄 수 있었고 지금의 온앤오프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백문이 불여일견 무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돌은 무대에서 웃어야 한다.
그리고 열심히 입을 다물려 노력만 했었던 진짜 활동에 대한 감상!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이 얼마인지.
가장 먼저 얘기해야 할 건 스타일링이 노답이었다. 8개월을 기다렸는데 스타일링이 이렇게 좋지 않은 것도 신기할 따름. 오히려 활동이 끝난 뒤 확 정돈해 버린 헤어스타일이나 댄스팀과 콜라보한 영상의 테크 웨어 등이 더 매력적이니 입이 아프다.
무대는 매우 매우 특이하게 기대치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던 멤버들이 눈에 띄게 훌륭해서 놀라웠던 활동이었다.
이번 활동은 가장 어둡고 강한 컨셉과 분위기의 곡이었는데, 그래서인가 기존에 비교적 주목하지 않았던 멤버들이 치고 나오는 게 느껴졌다는 뜻이다. 반대로 기존에 좋게 평가했던 멤버는 비교적 약세이기도 했고.
솔직히 아예 예상 못 한 건 아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훌륭했던 이션이 이번 활동의 MVP. 그리고 전혀 예상 못 했는데 너무 훌륭했던 엠케이도! 트위터로 쿨타임 찼다 싶으면 무대 칭찬을 진짜 수시로 해서 너무 닳고 닳은 얘기 같지만 적어놓는 게 맞을 듯?
엠케이는 기존 무대에서도 보여준 모습이 와이에서 비슷하지만 또 다르게 변해서 놀라웠다. 아니 와이에서 엠케이가 웃을 줄은 꿈에도 몰랐지. 근데 와이에서 지속적으로 웃는 사람이 엠케이 밖에 없다네요. 아이돌은 무대에서 웃어야 하는데.
이런 컨셉에서 그렇게 당당히 웃을 수 있는 담력에는 그저 감탄하게 된다. 근데 웃고만 끝나느냐? 아닙니다. 집착이라는 컨셉을 담고 있는 노래에 걸맞게 특정 부분에선 조금은 기괴한 느낌으로 표정과 안무를 해내는데 ㄹㅇ박수감. 와이를 계기로 엠케이를 매우 다시 보게 됐다.
반대로 와이에서의 효진은 기대치 이상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다. 믿고 보는 무대연기라 생각하는 까닭에 기대치가 너무 높게 형성돼 있어 일어난 참사이고 못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와이 무대에서 시작을 끊는 효진의 애절한 표정연기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고 언제 봐도 감탄하는걸.
무대에선 보지 못했지만 댄스 티저에서 보여줬던 표정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어서 티저'만' 돌려본 시간이 몇 시간인지 모르겠다.(지금도 티저 켜놓고 쓰고 있음) 표정 하나 때문에 다 끝난 활동의 33초 짜리 티저를 끝없이 돌려보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무대에 기대가 너무너무 컸던 모양이다. 핼러윈 코스튬으로 검은 사제복을 입고 나왔던 무대에서 웃었다는 것이 기쁜 한편 유일하게 웃은 무대라는 것ㅠ이 아쉬움.
하지만 와이 티저 김효진은... 전설이예요........... 이런 순간을 만들 아이돌이 또 있을까 의문을 갖게 되는 연기였어....
제이어스는 랩 파트, 복근노출, 후렴, 하이라이트 안무 등 여러 킬링 파트를 맡게 되었는데 이를 기대 이상으론 살리지 못한 느낌이라 많이 아쉬웠다.
이번 활동에선 리더인 효진과 제이어스의 다이어트가 매우 눈에 띄었다.
지금은 비교적 낫지만 당시만 해도 심각하게 걱정했음. 왜냐면 원래 저체중이었을 제이어스가 복근노출을 하기 위해서 체중을 더 줄이는 상황이었기 때문. 쓰러지지 않으면 다행이고 날아가진 않을까 노심초사였던 것이다.
실제로 무대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팬들의 성화에 힘입어 비교적 정상체중으로 돌아온 것 같다.
효진도 데뷔 이래 가장 심하게 다이어트를 한 것 같은데 보기 좋은 수준이 아니라 안쓰러운 수준이어서 볼 때마다 참 마음이 편치 않다.
다이어트로 체력이 빠지면 무대를 훌륭히 하기도 어려워지는 등가교환이 일어나기 때문에ㅠ 과도한 다이어트를 언제나 환영하지 않는 무대 지상주의자. 그런데 제이어스처럼 얼른 정상체중으로 돌아오지 않고 돼지라는 장난 그 자체인 놀림을 견디며 현재까지도 체중 유지를 위해 볼 때마다 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슬프다.
먹는 얘기할 때 제일 생기가 도는 사람이 억지로 굶는 모습을 보고 있는 건 일종의 정신 고문 같기도 하고. 식도염이며 위염이며 아픈 상황에 다이어트한다고 굶지 말고 지금보다 더 객관적으로 건강한 몸을 갖추고 좋은 무대를 했으면 좋겠다.
이션은 기존에 무대에서 몰입을 잘 못하는 게 고민이라 말한 걸 들은 적 있고 이때 내심 무척 놀랐었다.
왜냐면 무대에서 몰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돌 드물거든. 그런데 와이에서 갑자기 역대급 몰입력을 보여줬고 이때의 충격이란 너무 대단했다. 그걸 고민한 것도 신기한데 갑자기 이런 몰입력이요??? 하루 만에 사람이 달라진 것과 다름없는 느낌?
이 노래에 가장 몰입한 멤버, 이 노래를 가장 강력하게 소화한 멤버, 이 노래에 가장 진심인 것 같은(?) 멤버로 트리플크라운 수상과 MVP 등극을 축하드립니다. 이창윤 센세이션 세기말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세계관과 어둡고 강한 컨셉에 걸맞게 강렬한 비장함으로 무대를 뒤집어놓으셔따.
평소 파워풀한 영역에 특화된 춤실력마저 빛을 발해서 그 비장함과 몸이 부서져라 힘을 실은 춤이 합쳐졌을 때의 박력 역시 무대를 봐야 느낄 수 있다. 무대 영업글이 아니라 그냥 진짜 잘함.
이 몰입력이 와이 한정일 수도 있을 것 같단 소소한 불안이 남아있는 게 함정이지만 물론 두고 봐야 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와이엇의 핸드 마이크 전향을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데 기존에 쓰던 헤드셋 마이크의 단점(흔들림에 약해 수시로 위치가 바뀌고 고쳐줘야 하며 차지하는 부피가 커서 불편)때문인지 앞으로는 핸드 마이크만 쓰겠다 말했고 실제 핸드 마이크로 활동의 99%를 채웠다.
평범한 랩 포지션이었다면 그리 이상할 것 없지만서도 그 말을 듣자마자, 활동 보면서 내내, 활동이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도 그 생각을 번복해줬으면 하는 바람에 가득 참.
와이엇은 춤출 때 손끝을 정말 매력적으로 쓰는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랩 담당이라고 해서 춤을 못 추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손끝에 다른 아이돌로는 절대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 넘쳐난다고요!
그를 막는 핸드 마이크 결사반대 또 반대. 정말 진지합니다. 핸드 마이크 반대! #손끝남 (요즘 sm 남돌도 새로 차고 나온 헤드셋 마이크 좋아 보이던데 써봤으면 좋겠다ㅜ)
이번에 확 잘라버린 머리도 너무 안타까웠다. 고의는 아니라지만 이제 짧은 머리를 또 볼 일은 없었음 하는 또 다른 바람이 생겼다. 이미 트윗 한 적도 있는데 무대에서 매력을 뽐내기엔 디버프가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헤어, 의상, 동선, 핸드 마이크... 다음에는 스타일링이 훨씬 나아지길 바랄 수밖에.
*이미 최장 분량인데 무대 얘기까지 각 잡고 쓰면 끝이 안 보여 적당히 마무리하려고 발버둥 치는 글입니다.
온앤오프의 무대 퀄리티는 반쯤 보장돼있는 것과 다름없어서 무대 지상주의자로선 무대를 볼수록 더 많이 더 깊이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온앤오프의 무대는 춤 다 잘 춘다~ 못 추는 사람이 없다~도 있지만 그렇게 춤을 추면서도 무대에 몰입해 연기하는 멤버들 덕분에 보는 사람도 쉬이 무대에 집중하고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며, 그 몰입이 어쩌다 일어나는 일이라거나 기복을 타는 편도 아니고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에서 특히 퀄리티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반대로 어떤 무대 하나를 확실히 추천할 수도 없다는 뜻이기도 해서 멤버들이 예쁘게 나온 무대를 추천하려고 했는데 네이버며 유튜브며 무대 영상 외부 링크를 막아버림........... 별 수없이 링크로밖에 띄울 수 없게 되었다.
https://tv.naver.com/v/10834191
《스페셜X교차》 온앤오프 - Why (ONF - Why)
쇼! 음악중심 | 《스페셜X교차》 온앤오프 - Why (ONF - Why)
tv.naver.com
음중 무대가 화면이 예쁘니 한 번에 보기엔 이게 적합한 듯ㅎㅅㅎ
온앤오프를 안 지 얼마 안됐던 시절 무대를 몇 개 봤을 때, 각 잡고 무대영상을 정주행 해야 한다는 성급하고 훌륭한 선택을 한 뒤 수시로 무대영상을 돌려보고 직캠도 챙겨보고... 를 반복하다 보니 멤버들의 무대 스타일도 알만큼 알았다 생각했는데 이번 활동 전까지 상상도 못 했던 멤버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와이를 기껍게 듣고 있지만 그전까지 앞에 적어놓았던 생각들로 인해 아주 조금 안 좋은 감정이 생겨ㅋㅋ노래를 편히 즐기지 못하던 상황이었는데 그러다 와이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활동이 끝난 후 온앤오프의 곡을 전담하고 있는 모노트리에서 80년대 버전 리믹스를 내놓은 것.
이 노래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타이틀이다 보니 의무적으로 와이를 듣고 있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이 리믹스를 들을 순간 와 이거 너무 좋다!와 함께 원곡보다 더 많이 들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었다. 그리고 지금 와서 보니 과연 그렇게 되었다.
원곡보다 리믹스를 더 좋아하게 된 현실이 씁쓸하지만 그만큼 자신 있게 좋다. 리믹스를 듣다가 원곡에선 그리 귀 기울여 듣지 않았던 가사를 주의 깊게 곱씹어 보기도 하고 이 파트가 이런 느낌이었나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와이 원곡에까지 흥미가 생겨버렸다.... 그 뒤엔 차츰 와이를 전부 즐기게 됐다는 이야기.
원곡의 무거움이나 난해함을 싹 걷어낸 편하고 익숙한 듯 신선하게 듣기 좋은 사운드라서 아무리 돌려 들어도 만족스럽고, 혹시 누군가에게 와이를 소개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이 리믹스도 필히 소개하며 추천할 것 같다.
이번 활동은 시작되기 전부터 커다란 삐걱임이 있었던 만큼 급작스런 변화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극복할 수 있냐 아니냐로 그룹의 귀추가 갈리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더더욱 성급하게 감상을 쏟고 싶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의 결론은 이렇다.
컴백 계획은 미지수인 채 곧 투어를 떠나기 위해 열심히 팬 서비스를 뿌리는 회사와 그룹을 보며 아직 보지 못한 모습, 뜨기 위해 할 것이 수없이 남아있을 텐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을까. 하는 생각에 맘이 복잡해진다.
제발 세계관 놀이 적당히 했음 좋겠고... 활동 텀을 줄여야 하는 게 큰 과제 중 하나인데 투어가 끝난 뒤 바로 활동할 거라 계산을 해봐도 또! 대략 8개월이란 기간이 떨어지더라.
요즘 들어 본격화된 미디어 플랫폼의 분산에 갑작스런 인기몰이는 복권 당첨과 별다를 바 없는 일이 되고 있다.
좋은 노래와 무대인들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는 공공연한 사실을 두고 명곡 맛집이라는 수식어 하나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
명곡 입소문으로 소소하게 인지도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현상 유지 이상은 이뤄지지 않는다 가정하면 아이돌이 아닌 노래만 남게 될 테고. 조금이나마 끌어모은 인기를 잃지 않기 위해선 적어도 여태까지와 같은 모습으로는 안 될 것이다.
갑작스러운 멤버 변동을 제대로 수습했다 말하기도 애매하며 여태 보였던 단점을 개선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현재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앞으로를 지켜보고 싶은, 뱉고플 정도로 쓴 변화를 감내할 마음이 되었으니 점점 개선되는 행보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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